안녕하세요. 투머치토커 이웃 여러분!
오늘은 문학 책 한 권을 소개해드리고자 해요.
이 책은 정말 두고두고 있는 책인데요.
알찬 리뷰를 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책은
바스콘셀로스 가 짓고 동녘에서 나온
바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입니다.
★도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원제: Meu Pe de Laranja Lima
★저자: J.M. 바스콘셀로스
★출판사: 동녘
★가격: 13,000원
★분야: 소설/시/희곡 > 테마소설 > 성장소설/가족소설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중남미
저자소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지은 J.M. 바스콘셀로스, 그는 1920년 리오데자네이로의 방구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포르투갈계 어머니는 인디언계였죠. 바스콘셀로스는 라모스와 링스 도 레고의 작품에 심취하여 일생을 문학에 길을 두었고 초현실주의 수법을 기반으로 작품을 썼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독자로 하여금 하나의 장면과 씬을 자명하게 상상할 수 있도록 회화적이고 명확한 언어를 쓰고 있습니다.
바스콘샐로스에게 작가로서 위대한 성공을 준 작품인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1968년에 출간 당시에 전례없는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며 영화화되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브라질 학교의 강독시간에 교과서로 사용될 정도로 엄청난 영향을 끼쳤습니다. 바스콘샐로스의 주요 작품으로는 『성난 바나나』와 『백자 흙』 그리고 『앵무새』, 『얼간이』 등의 훌륭한 작품이 있습니다.
브라질에서 최고의 작가로 추앙 받고 있는 바스콘셀로스에게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가장 대표적 작품입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번역되어 널리 읽혀 너무나 잘 알려진 문학소설이죠. 5살밖에 되지 않은 '제제'라는 소년을 통해 사랑과, 인간 비극의 조건, 인간자연의 교감, 어른과 아이의 우정 등을 잔잔한 어조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표지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출간된 출판사가 많아서 사실 책을 고르는데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저는 일단 표지의 느낌이 심플하고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골랐는데, 다양한 출판사에서 출간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가 있으니 본인이 원하시는 작품을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고른 책은 동녘 출판사에서 나온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였는데요. 확실히 간단하고 심플한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아주 적합하고 소장욕구가 뿜뿜 솟아나는 디자인이있어요. 특히 표지 오른 쪽에 오렌지나무를 형상화하고 전체적으로 화이트 배경을 중점으로한 게 마음에 들었답니다^^ 무엇보다 기존 책드릐 오역과 빠진 부분을 바로잡은 최초 완역판이라는 말이 좋았어요. 오역이나 빠진 부분이 있으면 안 되니까요 :D
목차
1. 때로는 크리스마스에도 악마 같은 아이가 태어난다
철드는 아이
어떤 라임오렌지나무
가난에 찌든 손가락
작은 새, 학교 그리고 꽃
네가 감옥에서 죽는 것을 보겠어
2. 아기 예수는 슬픔 속에서 태어났다
박쥐
정복
이런 얘기 저런 얘기
잊을 수 없는 두 차례의 매
엉뚱하고도 기분 좋은 부탁
(...)
옮기고 나서
독후감
저는 책을 읽고 나서 '자'가 떠올랐어요. 자는 연장이죠. 길이, 너비, 깊이, 두께 등을 재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척도라는 말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본래는 자로 잰 길이라는 뜻이지만, 우열을 가리는데 더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재지 않으면 옴이 붙는 인간의 한계랄까요. 사람은 저마다 자를 가지고 살죠. 그 길이는 천차만별입니다.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일수록 긴 자를 씁니다. 반대로 마음이 급급한 사람은 짧은 자를 들이밉니다. 그러나 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간혹 줄자를 주머니에 넣어두고서 없는 척하는 사람은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도 절체절명의 순간에는 쫙 뽑아들어 칼같이 잽니다. 그리고 그 자가 간혹 사람을 죽인다.
브라질의 J.M. 바스콘셀로스가 지은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저는 이 작품을 읽고 체모가 빳빳하게 서고 닭살이 올랐습니다. 제제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를 보며 가슴 저몄습니다. 존재만으로도 끝없는 가능성이자 넘치는 축복을 받아야 할 아이가 온몸이 상처로 얼룩졌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만든 척도가 그렇게 만든 것이죠. 정의의 심판 같은 것을 저의 분노는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당장이라도 텍스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제제를 그렇게 만든 관련자들을 요절내고 싶었습니다. 사건의 가장 핵심적인 인사를 포착하고 넘어뜨려 포박했습니다. 복면을 벗겨보니 한 손에는 경(經)을 들어 거룩한 척하면서, 반대쪽 손에는 어김없이 자를 들고 있는 저였습니다. 틀림없이 저였어요.
소설 속 제제가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이리저리 배회하는 모습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습니다. 다섯 살짜리 아이의 그 비범한 능력은 또 무엇인지. 가령 배우지 않고 글을 읽는 다든지, 한 번 들으면 잊지 않거나 어른들의 속마음을 꿰뚫는 화술은 아주 기가 막혔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철이 들어 버린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천사가 되기로 결정한 것이죠. 어른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니까요. 그 순간에서도 제제는 타들어가는 어린 감성을 부여잡기 위해 안감힘을 썼습니다. 이것저것 짓궂은 장난으로 마을에서 사라져버린 아이의 감성을 일깨웠습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마음이 넉넉하지 못한 어른들의 비루함이 제제의 몸을 만신창이로 만들었죠.
세상 모두가 제제를 가리키며 온갖 나쁜 말을 내뱉는 모습을 보며 반성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설에서는 천사가 된 아이를 악마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누가 정말 악마일까요. 자신들이 가진 자를 들이밀어 타인의 삶을 맘대로 재단하는 사람을 천사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이 정당하고 온당하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요? 제제가 처한 육체의 학대보다도 더 문제인 것은 바로 정신의 학대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제는 따르고 배우고 안길만한 어른들 그토록 찾아 헤맨것이죠. 1부에서 에드문두 아저씨로부터 시작된 사랑의 갈증은 밍기뉴(슈르르까)라는 라임 오렌지 나무로 갔다가 2부에서 뽀르뚜가(마누엘 발라다리스)로 이어집니다. 뽀르뚜가에게 자기를 사서 양자 삼으라는 대목은 마음을 묵직하게 만듭니다. 살고 싶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을을 지나는 거대한 열차 망가라치바와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뽀르뚜가. 그것을 본 제제는 심한 열병을 앓습니다. 영적 아버지를 잃었으니 당연한 일 아니겠는지요. 그리고 결국에는 어른들이 원한대로 어른이 됩니다. 그 명랑하고도 톡 쏘는 어린 감성을 잃게 된 것입니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저에게 강력한 한방을 선사했습니다. 현시대에서 저는 어떤 어른인지를 반문하게 했습니다. 나름대로의 답안지를 작성해 제출했으나 바스콘셀로스는 저를 낙제라며 돌려보내는 듯했습니다. 손에든 삼십 센티미터도 채 되지 않는 자를 버려야만 통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빙그르르 돌았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고 싶었어요. 언젠가 들어 어렴풋한 이야기지만 소름 끼치는 것들 천지입니다. 현시대의 우리 아이들은 마리오네트입니다. 어른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뤄야 하는 인형입니다. 열 살도 넘지 않은 아이의 입에서 휴거와 주거라는 말이 나오는가 하면, 이제 10살이 넘은 친구들은 삶의 이유가 좋은 직장을 갖고 성공하는 것이라고 하죠. 수능 시험의 성적표를 받고 생을 마감하는 영혼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지요. 이건 모두 어른이 쥐고 있는 자 때문입니다. 어른이 문제가 아닙니다. 그놈의 자가 문제입니다.
흔히 아이들은 꿈을 먹고 자란다고 하죠. 상상만 해도 흐뭇한 광경입니다. 그러나 요즘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위가 유튜버라는 것은 우리에게 깊은 메시지를 던지는 듯합니다. 부적절한 콘텐츠로 개인 방송인들이 연신 도마 위에 오르는 요즘, 어른으로서 각성해야 합니다. 되지도 않는 자로 더 이상 철이 드는 아이를 만들지 않기로 다짐해봅니다. 방향만 잡아주기로 결심해봅니다. 스스로 걷고 느낄 수 있게. 인생의 길에서 쓰러지더라도 타인에 대한 사랑만은 잃지 않게. 딱 거기까지가 어른의 역할인 것 같아요. 묵묵히 조력하고 제시할 뿐 강요하고 밀어선 안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은 SNS로 어른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스스로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있습니다. 굳이 내몰지 않아도 그 순간은 넌지시 오니다. 그리고 그때 쥐어든 자로 평생을 먹고 사니다다. 이미 굳어진 습성을 버리려고 노력해도 이 조막만 한 자 때문에 방해받습니다. 그 못된 것을 고스란히 물려받는 건 우리 아이들입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넉넉하고 긴 자를 잡도록 아이들을 도와야 합니다. 그들의 육체와 정신에 흠집을 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말이죠. 또 다른 제제를 만들지 않는 것. 그것은 온전한 사랑으로 이뤄나가게 될 것입니다. 진정한 어른이 되고 싶은 어른에게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추천드립니다.
본 포스팅은 내돈내산으로
업체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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