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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하여

[독후감] 『서양미술사』 에른스트 곰브리치 / 예경

by 헤비멘탈 2021. 3. 21.

이웃 여러분 안녕하세요!
마성의 투머치토커의
독후감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서양미술사』 표지


에른스트 곰브리치(1909-2001)


오늘은 조금 무게감 있는 책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왠지 저랑 안 어울리는 건 비밀) 바로 현존하는 미술에 대한 책 중 가장 유명한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입니다. 이 책은 1950년 UK에서 초판이 출간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읽히는 필독서입니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집필 목적이 저는 인상 깊었는데요. 바로 타깃 독자가 10대의 청소년들이었다는 사실이죠. 자신의 힘으로 이제 막 미술의 세계를 발견한 어린 친구들을 위해 집필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미술이라는 세계를 처음 입문하는 초심자들을 위해 쉬우면서도 폭널게 서술되어 있다는 평을 받습니다. 

 

미술의 세계를 알고 싶은 자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펴라!
저는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가 독서모임 지정도서였어요. 평소의 저라면 이렇게 두껍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책은 접하지 않으려고 했을 텐데요. 아무래도 독서모임에서 책이 지정되다 보니 안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독서모임의 순기능이 책의 편식을 막았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감사합니다. 독서장님!!) 이 책의 서문을 보면, 곰브리치가 이 책을 집필하면서 정한 몇가지 원칙이 있더라고요.

첫째, 도판으로 소개할 수 없는 작품은 가능한 언급을 자제한다.
둘째, 진정으로 훌륭한 작품만 소개한다.
셋째, 임의대로 도판을 선정하는 오만을 피한다.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목적과 이유가 분명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에는 선사시대의 동굴에 있는 벽화부터 오늘날의 도전적인 작품을까지 나열되어 있는데요. 이를 통해 각 시대 상황에 따른 미술 양식과 작품 그리고 작가를 쉽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미술이라는 역사는 다른 작품들로부터 파생되어 끊임없이 구성되고 변혁이 일어나기 때문에, 과거의 미술을 인지한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미술을 사랑하는 인간
저에게 미술은 그다지 좋은 정서만 있는 분야는 아닙니다. 학교에서 배운 미술은 전반적인 미술에 대한 철학과 가치를 가르치기 보다는, 수행평가를 통한 잣대를 들이밀어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죠. 지금에서야 학교 내 체벌이 없어졌지만, 당시 미술 선생님들은 왜 그리 폭력적이셨는지(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시겠지만^^;) 미술시간이 정말 싫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에른스트 곰브리치 같은 훌륭한 사람들 먼저 만났더라면 미술에 대한 제 생각은 완전히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제가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읽으며 느꼈던 총평은 ‘미술을 사랑하는 인간’이었어요. 어떻게 해서든 자기표현을 하고자 했던 인간에게 미술이란 그야말로 삶에 생동력은 주는 도구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미술을 접한다는 것은 삶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확신했답니다.

 

미술에 대한 장벽이 사라지다
곰브리치의 대작 서양미술사를 읽다보면 그가 얼마나 친절하고 배려깊은 사람인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프롤로그에서 이미 너무 부담을 갖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었으나 이렇게까지 정갈한 문체로 써 있을 줄은 몰랐어요. 특히 독자들에게 미술의 관저메서 세계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소개한 것은 신선했는데요. 아마 미술사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는 최고의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양의 원고를 읽어본 건 처음인데, 이 책을 전문적으로 평가한다는 자체가 저에게는 부담이 되는 일이지만, 그래도 제가 곰브리치의 미술사를 읽으며 느꼈던 것은 몇가지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미술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저는 프롤로그에서 마주한 이 문장 때문에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인간이라는 존재는 현상이나 사물을 명확하게 보고자하는 욕망으로 정의하는 것을 습관처럼 하는 존재죠. 그러나 제가 볼 때 미술을 미술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세상의 모든 미술을 품기에는 너무 작은 개념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초의 미술이라는 동굴벽화부터, 영원함을 추구했던 이집트의 다양한 미술, 그리고 종교적인 의지로 발전된 미술을 들을 보면 그 목적이나 역할이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치적 의미로서의 미술은 기존의 미술과는 또다른 역할을 하고 현대 미술은 시장과 돈에 깊은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정말 광범위한 개념이죠. 이런 의미에서 미술이라 함은 어떤 하나의 개념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가진 고유의 행위가 아닐까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 미술은 곧 철학이다.
시대의 패러다임에 따라 모든 생활 양식과 철학은 변화되죠. 미술도 그 시대적인 정신을 담아올 수밖에 없었는데요. 세계사의 주요한 굵은 사건들을 보면 미술이 중심이 되던 때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저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종교와 미술의 관계였는데, 미술의 힘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는 세력들도 있었으나 인간의 본질은 그렇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종교에서는 미술을 사용했고, 그로인해 많은 긍정적인 요소들을 얻을 수 있었죠. 미술은 시대의 정신을 담아 그것을 실현시키는, 굳이 말로하지 않고 의미를 내포해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주는 주요한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술은 곧 철학이다라는 두 번째 감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3. 결국 미술은 사람이고, 사람이 미술이다.
5천 년이라는 오랜 시가에 미술이 가닿으려고 하는 정점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의 목적인 종교, 정치, 상업, 그리고 개인까지 너무나도 다양하지만 결국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났죠. 이유를 불문하고 결국은 사람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곰브리치는 자신들의 영혼을 팔아 대중들을 현혹했거나 자기 자신을 천재라고 자화자찬하며 과장했던 미술가들은 모두 파멸했습니다. 하지만 미술의 개성을 중요시하며 사람을 향했던 미술가들은 역사적으로 남아 정신이 이어져오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심미성을 위해서라도 사람을 우선하지 않은 미술은 끊임없이 수정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곧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완독하고 느꼈던 것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정리했는데요. 정말 미술과 더 가까이 하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일단 미술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없었던 장벽이 사라졌으니 그야말로 대성공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부족한 식견으로 이 위대한 작품을 거론한다는 게 큰 부담이 있지만, 모든 분들이 이 책을 책장에 추가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어렵지만 용기 내어 소개해드렸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술은 정말 사람입니다. 관계를 돈독히 하며 인간으로서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만드는 그런 소중한 사람이요. 그러니 더욱 가까이하며 관계를 깊게 가져가야겠죠?

오늘은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소개해드렸어요. 미술학도도 아니고, 미술에 대한 식견이 있는 것도 아닌 정말 일반인이지만, 저에게는 큰 귀감과 인사이트를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화제가 되었던 방구석 미술관 이나 양정무 교수님의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등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도전해보셔도 좋겠어요! 그럼 서양미술사는 이정도로 갈음하고 다음에도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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